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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는 신라 제35대 임금 경덕왕(재위 742년~765년) 때 재상 김대성이 발원하여 지은 절이라고 한다. 그때는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룬지 약 80년이 지난 때로, 신라의 최전성기였다. 불국사는 석굴암(이 또한 김대성이 발원했다고 한다.)과 함께 전성기 신라의 문화적 역량을 보여주는 건축물과 조각이다.
불국사의 정문은 여느 절의 정문과 다르다. 그 규모의 웅장함, 정교한 건축물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정문에 들어서면 왼쪽으로는 석가탑이, 오른쪽으로는 다보탑이 서 있다.
<석가탑> <다보탑>
석가탑의 '소박함'과 다보탑의 '화려함'은 서로 조화를 이룬다. 두 탑은 모두 높이가 10m가 넘는다. 기단폭도 4m가 넘기 때문에 웅장한 탑이다. 그래서 작지 않은 대웅전 앞 마당이 비좁아보인다.
석가탑과 다보탑 사이를 지나면 대웅전이 나온다. 대웅전은 어느 절이든 절의 중심이다. 그런데 불국사의 경우는 좀 다르다. 정문과 석가탑, 다보탑을 보고난 직후여서 그런지, 대웅전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다. 어쩌면 불국사를 설계한 사람들의 의도인지도 모른다.
그 의도가 무엇일까?
불국사를 발원했다는 김대성에 관한 설화가 전해진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김대성은 본래 빈농의 아들이었다고 한다. 하루는 대성이 승려 점개의 말을 듣게 된다. 점개는 시주한 사람에게 "보시한 것의 만 배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 소리를 들은 대성은 어머니를 졸라 막노동하여 얻은 작은 밭을 시주했다. 그런 보시 때문일까, 대성은 죽은 후 재상 김문량의 아들로 환생했다.
환생한 대성은 재상까지 되었고, 현생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세웠다고 한다. 즉, 김대성이 불국사를 지은 의도는 부모님에 대한 효심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해야 한다. 부처님의 공덕으로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상은 대웅전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니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불국사의 독득한 구조물인 회랑에서 의도를 짐작해볼 수 있다. 불국사에는 여느 절과 달리 정문에서 대웅전에 이르는 마당 주위로 회랑이 둘러져 있다.
회랑은 비나 눈을 피해 걷기 위한 건축물이다. 사실 절에는 이런 시설이 불필요하다. 승려는 수도하는 사람이다. 절에 오는 사람은 소원을 빌기 위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비나 눈 맞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회랑은 '특별한 사람'을 위한 것이다. 회랑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은 궁궐이다. 즉, 회랑은 임금을 위한 시설물이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불국사는 임금을 위한 절임을 알 수 있다.
신라는 '불국토', 즉 불교의 이상세계가 실현된 곳이라고 했다. 불국사의 정문, 그리고 석가탑과 다보탑은 불국토를 상징하기 위해 세운 건축물과 조각이었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불국사는 임금의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지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불국사를 짓는데 당대 최고의 장인들이 동원되었을 것이다.
덕분에 불국사에서 찬란한 문화 유산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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