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동성국이라 불리다 나라가 나누어져 멀리 떨어져 있어도, 천하가 하나이니 본래 한 집안이라. 큰 공 세우고 제 나라로 돌아가지만, 아름다운 문장을 중국에 남겼도다. 나라 경계가 정해져 황하강에서 나뉘니, 닻을 올리려면 새벽녘이 되겠구나. 궁궐에 있으니 바람도 좋고 달도 좋지만, 고개 돌려보니 아득하기만 하구나. 중국 당나라 후기의 대표적인 문장가인 온정균이 지은 이다. 발해 왕자의 귀국을 전송하며 지은 시이다. 이 시가 지어진 것은 발해 제11대 임금 대이진 때(재위 831년~857년)였다. 시의 내용은 두 줄씩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부분에서는 발해와 중국의 관계를 말했다. 나라가 나누어져 있어도 한 집안이라고 했다. 둘째 부분에서는 발해 왕자의 업적을 말했다. 왕자가 큰 공을 세우고..
(1) 나그네의 심정 쓸쓸하고 쓸쓸하구나, 달 밝은 밤에 둥글고 둥글구나, 하얀 달의 테두리여. 몇 산에 밝은 모습 드리웠는가, 온갖 모습이 물과 하늘에서 새롭구나. 버림받은 여인이 바라보면 한탄이 생기고, 나그네 마음으로 대하니 신명이 움직인다. 누가 말했나, 천리나 떨어진 두 고장 사람을 다 비추어준다고. 발해 사람 왕효렴이 일본 사신으로 갔을 때 지은 시이다. 발해 제8대 임금 희왕 2년(814년)이었다. 마지막 줄의 두 고장은 발해와 일본을 의미한다. 두 줄씩 네 부분으로 이루어진 시로, 달의 모습, 달이 비치는 것들, 달을 보며 갖는 느낌, 달은 발해와 일본을 함께 비춘다는 내용을 순차적으로 담았다. 첫 두 줄에서 고향을 떠나 일본에서 지내는 쓸쓸한 밤에 바라다본 달의 모습을 묘사했다. 둥글고 ..
(1) 서러운 삶, 위안받으려 하다 오도다, 오도다, 오도다, 오도다, 서럽더라. 서럽더라, 동무들아, 공덕 닦으러 오도다. 제목을 알 수 없는 풍요(風謠)이다. 풍요란 바람처럼 퍼져 있는 노래라는 뜻인데, 민요를 의미한다. 영묘사의 장육삼존불을 만들 때 일하는 사람들이 부른 노동요이다. 영묘사는 선덕왕 4년(635년)에 세워진 절이니, 그 무렵에 불린 노래일 것이다. ‘오도다.’를 네 번 반복했다. 자신이 일하러 왔다는 사실을 동무들에게 알렸다. 그런데 갑자기 ‘서럽다.’라고 했다. 무엇이 서러웠을까? 강제로 일하러 왔다면 일하러 온 자체가 서러웠으리라. 그러나 강제 동원이 아니었다. 에 실린 풍요의 유래를 보자. 양지가 영묘사 장육삼존불을 빚어 만들 때, 선정(禪定)에 들어 잡념 없는 상태에서 진흙을..
(1) 헛것을 보았구나! 옛날 동쪽 물가 건달바가 놀던 성을 바라보며, 왜군이 왔다고 횃불 올린 변방도 있구나. 세 화랑이 산 보러 간다는 말을 듣고 달도 부지런히 밝히는데 길 밝히는 별 바라보고 혜성이여 하고 아뢴 사람이 있다. 아아, 달이 떠가고 있더라. 이와 어울릴 무슨 혜성이 있겠는가. 화랑의 정신적 지도자인 융천사가 지은 ‘혜성가’이다. 신라의 제26대 임금 진평왕 16년(594년)에 지은 향가이다. 향가는 한자를 이용한 향찰로 우리말을 표기한 시이다. 신라 제3대 임금 유리왕 때 향가인 ‘도솔가’가 지어졌다는 기록으로 보아, 신라 초기부터 향가가 존재했다. 그러나 현재 전해지는 신라 향가는 에 실린 14수가 전부이다. ‘혜성가’는 제목과 내용이 모두 전해지는 첫 향가이다. ‘혜성가’를 짓게 된..
(1) 무왕, 전륜성왕을 꿈꾸다 선화 공주님은 남몰래 사랑을 하고, 서동 방으로 밤에 몰래 안겨 간다. 노래 제목은 ‘서동요’이다. 선화 공주가 남몰래 서동과 사랑했다는 내용이니, 노래 속 주인공은 선화 공주인데, 노래 제목은 ‘서동요’라고 했다. 왜 그렇게 제목을 붙었을까? 노래의 내력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제30대 무왕의 이름은 장이다. 어머니가 홀로 수도 남쪽 못가에 집을 짓고 살면서 못 속의 용과 관계를 맺어 장을 낳았다. 어릴 때 이름은 서동이며, 재주와 도량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항상 마를 캐다가 파는 것을 생업으로 삼았으므로 나라 사람들은 이것으로 이름을 삼았다. 신라 진평왕의 셋째 공주 선화가 매우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는 머리를 깎고 신라의 수도로 갔다. 동네 아이들에게 마..
(1) 걱정과 믿음의 노래 달님이시여 높이 높이 돋아, 멀리멀리 비추시라. 온 저자에 다니시니, 진 곳을 디딜세라. 어디에 머물고 계시는가요? 내 가는 곳 저물세라. 노래 제목은 ‘정읍사’이고, 에 실려 있다. 백제 때 백성들이 부른 노래인데, 고려 시대에는 궁궐에서도 불리면서 에 수록되었다. 은 궁중에서 불리는 노래를 정리하여 조선 성종 때 편찬된 책이다. ‘정읍사’의 내용을 보자. 간략한 내용이지만, 다면적 의미가 있다. 첫째 연에서 달님에게 높이 떠서 멀리 비추어달라고 빌었다. 그 이유를 두 가지이다. 첫째 이유는 둘째 연에서 드러난다. ‘온 저자’를 다니는 남편을 걱정하여 달님에게 빌었다. 남편은 시장을 옮겨 다니며 물건을 파는 상인이다. 칠흑처럼 어두운 밤에도 길을 가야 하니, 마른 곳과 진 곳..
(3) 장수의 시 귀신같은 책략이 하늘의 이치를 밝히고, 오묘한 지략이 땅의 이치를 꿰뚫었도다. 싸워서 이긴 공적이 이미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 그치기 바라노라. 시의 제목은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이다. ‘수나라의 장수 우중문에게 보낸 시’이다. 시를 보낸 사람은 고구려의 장수 을지문덕이다. 고구려 제26대 임금 영양왕 때의 일이다(612년). 그때, 중국 수나라의 양제가 대군을 이끌고 침략했고, 우중문은 수나라의 선봉장이었다. 이에 맞선 고구려의 장수가 을지문덕이었다. 시의 내용만 보면, 을지문덕은 전혀 싸울 의지가 없어 보인다. 적장 우중문을 한껏 칭송하는 내용이다. 앞 두 줄에서 우중문의 책략과 지략이 귀신같고 오묘하다고 칭찬한 후, 뒤 두 줄에서 이미 전공이 높으니 군대를 철수해..
(1) 임금의 사랑 노래 펄펄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답구나. 외롭구나, 이 내 몸은 누구와 함께 돌아가리. 노래 제목은 ‘황조가’이다. 첫 줄에 나오는 ‘황조(꾀꼬리)’에서 따와 제목을 붙였다. 고구려 제2대 임금 유리왕(재위 기원전 19년~기원후 18년)이 불렀다고 한다. 에 노래를 부른 사연이 실려 있다. 왕비 송씨가 죽었다. 임금은 골천인의 딸 화희와 한인의 딸 치희를 왕비로 들였다. 두 여자가 사랑을 다투어 사이가 좋지 않자, 임금은 궁을 두 개 지어서 떨어져 살게 했다. 임금이 사냥하느라 7일 동안 돌아오지 못하는 사이에 두 여자가 다투었다. 이때 화희가 치희를 꾸짖었다. “너는 한가의 비첩으로 어찌 그토록 무례하냐?” 그러자 치희는 분한 마음에 궁을 나가버렸다. 임금이 그 사실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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