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논어는 공자의 말씀을 제자들이 모아놓은 책이다. 공자가 세상을 떠난 후 제자들은 중국 각지로 흩어졌다. 제자들은 자신들의 제자들에게 공자의 말씀을 가르치기 위한 교재가 필요했으리라. 그런 필요에서 직접 들었거나 전해 들은 공자의 말씀을 정리하여 교재가 만들어졌다.

  개개 제자 집단에서 사용한 교재를 모으는 작업도 진행되었을 텐데, 그 결실이 논어이다. 논어20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20개 혹은 그 이상의 제자 집단에서 사용한 교재를 모았기 때문이리라. 제자 집단에서 사용한 교재에 제목이 붙어 있었을 리 없다.

  지금 우리가 보는 논어에는 편마다 제목이 붙어 있는데, 편의상 각 편의 첫 두 글자를 따서 제목으로 붙였다. 예를 들어 논어1편의 제목은 <학이(學而)>이다. 1편의 첫 두 글자가 학이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편 역시 이런 식으로 첫 글자를 따서 제목을 지었다.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不亦說乎(불역열호) : 기쁘지 않겠는가.

 

  ≪논어1<학이(學而)>의 첫머리이다. 논어가 체계 없이 편집한 책이지만, 책 전체의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니 주목할만하다. ()은 배움을 뜻하며, 논어에서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단어이다. 공자가 학, 즉 배움을 매우 중시했기에,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라는 말씀을 논어의 첫머리에 놓았으리라.

 

  吾嘗終日不食(오상종일불식) : 내 일찍이 종일토록 밥을 먹지 않고

  終夜不寢(종야불침) :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서

  以思無益(이사무익) : 생각해보았지만 유익함이 없었다.

  不如學也(불여학야) : 배우는 것만 못하였다.

 

  ≪논어15<위령공(衛靈公)>에 나오는 내용이다. 청년 시절, 공자는 고민이 많았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어렸을 적부터 혼자 생활했으니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을 정도로 고민하며 생각했다. 무엇을 생각했을까?

  공자라고 고민이 남다르지는 않았다. 청년기에 누구나 고민했음 직한 문제를 두고 고민하며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까, 어떻게 하면 출세할까, 어떻게 하면 잘 살까 등등. 밥을 거르고 밤새며 생각해보았지만 유익하지 않았다. 공자는 결론을 내렸다. 무엇하든 먼저 배워야 한다.

  ‘()’익히다.’라는 뜻이니 과 짝을 이룬다. 배우고 나면, 배운 것은 반드시 익혀야 한다. ‘이 결합하여 학습이 된 이유이다.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으면 배운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

 

  學如不及(학여불급) : 배움을 부지런히 하면서,

  猶恐失之(유공실지) : 오히려 배운 것을 잃을까 두려워해야 한다.

 

  제8<태백(泰伯)>에 나오는 내용이다. 열심히 배워도 익히지 않으면 배운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 학생들의 공부를 학습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선생님께 열심히 배워도 스스로 익히는 과정이 없으면 배운 내용이 남지 않는다. 선생님들은 항상 복습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학생들뿐이겠는가. 나이 들수록 익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기억력은 나날이 쇠퇴하고, 늘 사용하던 단어조차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늘어나니, 무엇이든 배운 것을 반복해서 익히지 않는다면 잃어버릴 염려가 있다. 다행스러운 일은 나이 들수록 학습의 재미를 알게 되니 학습을 게을리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하면, ‘不亦說乎(불역열호)’라 했다. ‘不亦說乎(불역열호)’, ‘기쁘지 않겠는가.’ ‘은 말씀 인데, 여기에서는 기쁠 ()’로 사용되었다. 학습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면 인생은 절정기를 맞이한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